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그 독보적 선두”라는 수식으로 요약되는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작가 정이현. 위트와 지적 성찰이 결합된 우아하고 예민한 글쓰기로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의 일상과 감성을 정밀하게 포착해내는 작가 알랭 드 보통. 두 작가는 ‘사랑, 결혼, 가족’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각각 젊은 연인들의 싱그러운 사랑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장편소설을 집필하기로 하였다. 2010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꼬박 2년 동안, 작가들은 함께 고민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상대 작가의 원고를 읽고, 서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원고를 수정하여 마침내 두 권의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준호가 가만히 민아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왼손과 오른손을 잡은 채 밤길을 걸었다. 누가 왼손이고 누가 오른손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별은 높이 반짝이고 봄꽃들이 뿜어내는 향내는 아스라했다. 귓가에 종소리가 잘랑거리는 밤, 저 우주 만물들 사이에 작동하는 오묘한 섭리 앞에 무릎 꿇고 고해성사를 바치고 싶어지는 밤, 봄밤이었다.” –본문 중에서
“객관적으로 봐도 사소하고, 남들이 보기엔 터무니없는 종류의 싸움 때문에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면, 이는 모두 야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일은 상대가 내 눈에 어떤 사람으로 비쳐야 하고, 그와 함께하는 삶이 어떻게 펼쳐져야 마땅하다는 이상(理想)을 바탕으로, 서로의 행복을 염원하는 것이다. 이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질문, 즉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시키고 어떤 집을 장만할 것인가에서부터 가장 낮은 수준의 질문, 소파는 어디에 놓고 화요일 저녁엔 뭘 하며 보낼까에 이르기까지, 광대무변한 행위들의 범주를 두루 아울러 최고의 완벽을 구현하려는 시도다.”-본문 중에서